Germaer(2005)는 마음챙김의 주요한 특성을 세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즉, 마음챙김은 (1) 현재의 경험(present experience)을 (2) 수용적으로 (with acceptance) (3) 자각하여 알아차리는 것(awareness)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정의에 따른다면, 마음챙김은 인간의 일상적인 삶의 방식을 역행하는 수행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우리는 일상적으로 (1) 마음의 초점을 현재보다 과거와 미래에 두고, (2) 우리의 경험에 대해서 평가적이고 판단적이며, (3) 이러한 자신의 마음 상태를 대부분 자각하여 알아차리지 못한 채로 살아간다.
이러한 마음챙김 명상을 하게 되면 과연 어떤 심리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일까? 마음챙김 명상은 어떤 심리치유적 기능을 지니는 것일까? 그러한 심리치유적 효과는 어떤 심리적 과정을 통해서 나타나는 것인가? 마음챙김 명상은 기존의 심리치료에 비해서 어떤 새로운 치료적 효과를 제공하는가?
마음챙김은 다양한 심리치료적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권석만, 2006). 그 첫째는 탈동일시(de-indentification)다. 마음챙김을 하게 되면, 관찰자아와 체험자아가 분리됨으로써 자기경험을 대상화하여 바라보게 되고 그 결과 관찰자아와 체험자아의 탈동일시가 나타나게 된다. 즉, 관찰자아가 체험자아에 함몰되지 않은 채로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가지경험의 변화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 감소하며 점차 평정의 상태에서 체험자아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Kabat-Zinn(1982, 1990)은 통증이나 불안과 관련된 사고를 비판단적으로 관찰함으로써, 그러한 사고가 실재의 반영이 아니라 '단지 생각일 뿐'임을 깨닫게 됨으로써 이를 회피하거나 제거하기 위한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게 된다고 주장한다.
마음챙김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마음챙김 명상에서는 현재의 자기경험에 주의를 집중하여 이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기 때문에 자기경험의 세밀한 속성과 변화를 알아차리게 된다. 현재의 자기경험에 대한 세밀한 관찰은 자기이해를 깊게 만들며 자신에 대한 통찰을 촉진하게 된다. 또한 현재의 자기경험에 대한 관찰은 탈자동화(de-automatization)를 통해서 부적응적 습관을 약화시킨다. 마음챙김은 고통과 불안을 유발하는 심리적 경험에 대한 반복적 노출(exposure)을 통해서 그에 대한 인내력을 증진시킨다.
마음챙김은 정서적 평정과 심리적 자유로움을 주게 된다. 마음챙김의 주요한 특징은 현재의 자기경험을 관찰하되 비판단적, 비평가적, 수용적 자세로 임한다는 것이다. 마음챙김은 정서를 일으키는 판단과 평가를 멈추고 몸과 마음에 일어나는 현상과 체험을 '있는 그대로' 즉, 수용적 자세로 바라봄으로써 정서적 평정과 심리적 자유로움을 얻게 해준다. 아울러 마음챙김 명상은 목표의 성취를 위해 분주하게 행위에 몰두하는 삶의 방식으로부터 특정한 목표를 지향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허용하는 삶의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해준다.
최근들어 서양의 심리치료자들이 마음챙김 명상에 관심을 갖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존재한다(권석만, 2006). 그것은 서양의 사유방식에 근거한 심리치료가 지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서양의 심리치료 이론은 대부분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기원하는 실재론적 또는 대응론적 진리관에 기하고 있다. 즉, 우리의 마음 밖에는 실재하는 존재들이 있으며, 그러한 존재의 상태를 올바르게 반영하는 사고나 명제가 진리라는 관점이다.따라서 사고나 명제에는 옳고 그름이 있으며 실상을 올바르게 반영하는 사고가 적응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내포하고 있다. 이처럼 서양의 심리치료 이론은 '심리적 부적응이나 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현실을 왜곡한 인식을 지니며 이를 올바른 사실적인 인식으로 대체함으로써 치료될 수 있다.' 는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 따라서 심리치료자는 내담자의 사고나 행동에 조작과 통제를 가여 이를 좀 더 사실적인 사고와 적응적인 행동으로 대체하려는 치료적 태도를 지닌다. 정신분석적 치료에서는 일차적인 미성숙한 심리과정(원초아 또는 무의식)을 이차적이고 성숙한 심리과정(자아 또는 의식)으로 대체하고자 하고, 행동치료에서는 부적응적 행동을 적응적 행동으로 대체하고자 하며, 인지행동치료에서는 비합리적인 왜곡된 인지를 합리적인 적응적 인지로 대체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러한 철학적 입장에 근거하고 있는 심리치료는 다음과 같은 실제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현실은 사람의 관점에 따라 각기 달리 인식 수 있는데, 과연 어떤 것이 부적응적(미성숙한)이며 어떤 것이 적응적인(성숙한) 것인가? 우리의 삶은 끊임없이 변화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또는 맥락) 속에서 펼쳐지는 것인데, 과연 어떤 상황에서나 항상 적응적인 사고나 행동 방식이 존재하는가? 내담자마다 각기 독특하고 다양하게 나타나는 부적응적인 사고나 행동을 어떻게 일일이 적응적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는가? 서구의 심리치료는 그동안 내용 중심적인 조작젹 변화, 즉 심리적 경험의 내용에 초점을 맞추어 그 내용을 변화시키려는 조작적인 시도를 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지니는 심리적 경험의 내용은 무한하게 다양하며 그 적응성의 여부는 상황(맥락)과 관점에 따라 현저하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 서구의 심리치료자들은 심리적 경험 자체보다는 그러한 경험에 대한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심리적 경험의 내용이 어떤 것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경험을 바라보는 개인의 태도, 즉 메타심리적 태도(마음을 대하는 마음자세)가 심리치료에 있어서 보다 근본적인 초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아울러 이들은(왜곡되어 있으며 미숙하고 부적응적인 것이라고 가정하는) 내담자의 경험을 어떤 처치나 조작을 통해서 변화시키려는 통제적인 치료의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왜냐하면 자신의 경험을 대하는 태도가 변화되지 않는 한, 내담자들은 끊임없이 다양하게 변화하는 자신의 경험에 대해 불만족감을 느끼게 되며 그 결과로서 증상이 재발되어 추가적인 치료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즉, 심리치료자들은 처치나 조작에 의한 변화보다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의 경험을 수용하도록 돕는 것이 보다 궁극적인 치료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서양의 대다수 심리치료는 인과론적인 세계관에 근거하여 현재의 문제를 과거의 요인으로 설명하고 미래에 대한 대처에 초점을 맞추어 치료하고자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개인이 '지금-여기'에서 경험하는 즉시적 체험은 경시되었으며, 현재 경험에 관심을 갖는 경우에도 과거와의 연결을 위해서 다루어졌을 뿐이다. 그 결과 내담자가 자신의 제를 과거 경험과 연결하여 그럴듯한 인과적 이해를 지니게 될 뿐만 아니라 예상되는 미래의 문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하더라도, 막상 그러한 문제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과거의 부적응적 방식을 반복하거나 새로운 대처방식을 적용하는 데에 오랜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왜냐하면 매 순간순간의 체험을 자각하고 그것에 대응하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서양의 심리치료자들은 불교와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서 이러한 치료적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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