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담자의 변화를 가져오는 요인들은 다양하지만 그중 가장 바탕이 되는 것이 상담관계라고 할 수 있다. 상담관계가 잘 형성되었을 때 내담자도 상담자를 믿고 자신을 탐색하고, 표현하면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여기서는 상담 이론 및 상담 과정을 통한 상담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상담 이론에서의 상담관계
상담관계는 체계적이고 의도적인 노력으로 정해진 대인관계 기술들을 사용하여 다른 사람이 스스로 정한 행동, 사고에서 변화를 가져오도록 하는 것이다(Kottler & Shepard, 2017). 상담관계는 이론적 조망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먼저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상담관계는 의도적으로 의존성을 격려해서 권위에 대한 해결되지 못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전이 갈등을 촉진한다. 흔히 이를 전이관계라고 한다. 내담자가 부모 같은 권위적 인물들의 상을 상담자에게 투사할 수 있도록 거리를 두어 과거의 감정과 충동을 재경험함으로써 내담자는 자신의 미해결 감정에 접근하고 표현한다. 이때 상담자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상담자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Winnicott은 상담관계를 안아주는 환경(holding environment)이라고 언급하며, 내담자가 자신의 가장 깊은 감정들을 경험하는 것을 안전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 준다고 한다. Kernberg와 같은 후기 정신역동 이론가들은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는 마치 부모가 기분이 상한 아이를 품에 안고 위안이 되는 말로 달래 주는 것과 유사하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Alexander와 French는 상담관계는 문제 있는 혹은 고통스러운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어린 시절의 상처를 치유하는 교정적 정서 경험을 제공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내담자들은 어린 시절의 상처 경험으로 상담자가 자신을 부정적으로 대할 것이라고 이야기할 때 상담자가 무슨 행동을 하든 판단하지 않고, 일관성 있게 연민으로 대할 때 새로운 정서 경험을 하며, 내담자 안의 뿌리 깊은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다른 사들과 보다 유연하게 관계 맺는 방법을 배운다.
인간중심 치료의 Rogers는 애정 어린 돌봄, 따뜻함, 진실함, 존중, 진정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러한 관계에서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상담자가 자신의 태도와 감정을 소통하는 책임을 갖는 관계를 형성하게 한다.
인지 또는 행동 치료와 최근의 단기치료에서는 상담자가 현실적인 지시적 모델 역할을 한다. 상담자는 특정한 목표를 충족시키기 위해 내담자와 업무적인 계을 형성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행동적 계획들을 세우는 작업동맹을 형성한다. 이러한 작업동맹을 통해 내담자는 관계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합의된 목표를 따라가려고 하고, 안전한 관계 안에서 자신을 정직하게 드러내려고 한다.
실존치료에서 Rollo May는 참된 동맹을 함께함(presence)이라고 하고, 내담자를 분석해야 할 대상보다는 이해해야 할 대상으로 보았다. Yalom은 "관계가 치료한다."는 언급을 하면서 상담자와의 치료적 관계는 안전한 누군가와 진실하고 배려하며 존중하는 만남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보았다. 실존치료자들은 인류의 보편적인 증상이라고 생각한 고립된 감정의 유일한 치료제는 민감하고, 수용적이며 중립적이고, 관심을 보이는 심리적으로 건강한 누군가와의 상호작용뿐이라고 생각하였다. 상담자가 자신의 욕구를 내려놓고 온 힘을 다해 오직 내담자에게만 집중할 때 내담자가 진실하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고 깊은 기쁨, 만족감, 자유를 경험할 수 있다.
2. 상담 과정에서의 상담관계
작업동맹(working alliance)은 상담의 목표와 과제에 대한 합의 긜고 정서적 유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토대로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에 협력하는 것을 말한다(Brodin, 1979). 상담 목표 및 과제의 합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상담 방향 및 목표, 상담 과정, 상담 방법, 상담자와 내담자의 역할 및 규칙 등에 대한 합의를 뜻하며 결국 상담 구조화를 의미한다. 상담 구조화를 상담 초기에 잘 진행함으로써 신뢰를 형성할 수 있고 이러한 바 위에 상담자와 내담자의 정서적 유대를 쌓아올릴 수 있다.
작업동맹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라포(rapport)가 형성되어야 한다. 여기서 라포는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의 상호 이해와 공감을 통해 형성되는 신뢰관계와 유대감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내담자는 상담자와 함께하는 상호작용 안에서 안전함을 느끼고, 지지를 받으며, 존중과 돌봄을 받고, 칭찬받고, 소중히 여겨지는 인격체로 자신이 수용되고 있다고 느끼기를 원한다. 내담자가 어떤 과정을 통해 현재 문제 상황에 이르렀는지 이해하게 된다면 상담자는 어떤 내담자라도 연민을 가지고 시작할 수 있다. 일단 작업동맹이 이루어지면 상담자와 내담자는 서로 협력자가 된다.
상담이란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상담자와 내담자가 함께 작업해 나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상담자와 내담자가 협력하여 작업해 나갈 때, 관계 그 자체가 사회정서적 재학습의 수단이 된다. 예를 들면 내담자는 상담자를 보면서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나를 신뢰하고 있구나. 나도 나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신뢰하는 것이 마땅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상담자와의 안전한 관계를 통해서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 큰 소리를 쳐 보거나,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이 자기개방을 해 보고, 공격적인 사람이 뒤로 물러서 보는 등 여러 가지 다른 시도를 해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신뢰로운 상담관계에서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태도와 행동의 모델을 보여 주고 내담자는 이를 통해 자기 태도와 행동을 깨닫고 변화시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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