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치료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각자의 목표를 갖고 심리적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심리적 성장과 발달, 긍정적 변화를 목표로 둔다. 이러한 성장과 변화의 과정이 집단 내 타인과의 관계에서 이루어지기에, 개인치료와 달리 집단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집단의 치료적 요인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얄롬(Irvin D. Yalom)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11가지의 치료적 요인을 언급하였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Yalom & Leszc. 2005).
1. 희망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다. 집단치료자가 집단에 대한 목적과 효과 등을 설명함으로써 집단원들은 자신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또한, 비슷한 어려움을 갖고 있던 집단원들이 점차 나아지는 변화를 지켜봄으로써 자신도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2. 보편성
집단원들은 심리적 문제로 인해 오랜 시간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태에서 집단치료에 참여하게 된다. '나는 왜 이럴까, 다른 사람들은 잘 지내는 것 같은데 나만 왜 이러지?' 등의 생각으로 자신을 사회적으로 더욱 고립시키며, 누군가에게 자신의 고민에 대해 털어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집단원 누군가가 어렵게 자기개방을 하였을 때, 비슷한 경험을 한 다른 집단원들이 있다는 것에 놀라며, 그들의 공감과 수용을 통해 위안을 받는다. 집단에 참여하여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여러 명의 사람들이 들어주는 것을 통해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경험을 한다.
3. 정보 전달
이는 두 가지 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하나는 집단치료자가 이야기해 주는 문제에 대한 심리교육, 심리적 문제에 대한 여러 정보, 충고, 조언 등을 말한다. 또 다른 하나는 집단에 함께 참여한 집단원들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전달하는 제안, 충고, 조언 등이 이에 해당된다.
4. 이타성
집단원들은 서로를 위로해 주고 지지해 주며, 자신의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진실성 있게 참여한다. 집단 과정에서 다른 집단원이 자신의 도움을 받아들이는 경험을 하고, 자신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이며, 누군가의 도움을 수용하는 경험을 기꺼이 한다.
5. 초기 가족의 경험의 재체험과 교정의 기회
가족들과 만족스러운 경험을 하고 자라지 못한 경우, 과거 가족들과 상호작용했던 방식으로 집단원들과 상호작용하고 가족 내 갈등이 다시 살아난다. 집단 내에서 재체험된 감정들은 집단원과의 새로운 상호작용을 통해 달리 경험될 수 있다.
6. 사회화 기술 발달
집단원들은 타인의 이야기에 경청하는 법, 도움이 되게 반응하는 법, 갈등을 해결하는 법 등을 배움으로써 사회적 기술을 학습한다.
7. 모방행동
집단원들은 집단치료자가 자신과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는 집단원들에게 하는 치료 과정을 관찰하고, 집단원들이 각자의 문제에 대처하고 그 효과를 봄으로써 모방을 하며 배운다. 또한, 집단치료자가 집단원들에게 하는 의사사통 양식을 모방하며 자신의 변화에 기여한다.
8. 대인관계
우리는 대인관계 속에서 살아가며, 대인관계에서의 부적응은 심리적 문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집단은 마치, 축소된 사회와 같아서 집단원에게 반복되는 부적응적인 대인관계 패턴이 있다면, 집단의 역동 속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집단치료자는 집단 속에서 나타나는 자신의 대인관계 패턴이 현실 속 대인관계 패턴과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를 알아차리도록 하여, 집단 속에서 새로운 대인관계를 경험하고 학습하도록 돕는다.
9. 집단 응집력
집단원들에게 인정받고 소속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집단원은 개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고립감, 외로움, 이해받지 못함 등을 경험할 수 있는데, 집단상담이 진행되는 동안 집단원들에게 받는 공감, 위로, 다양한 문제해결에 대한 조언 등은 상당한 응원이 될 수 있다. 집단상담이 진행되는 동안 서로가 서로에게 공감하고 위로하고 조언하면서 집단원들의 마음은 점차 하나로 뭉쳐지고 응집력은 강해진다.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은 어떤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용기를 줄 수 있다. 변화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집단 응집력은 그 자체로도 집단원에게 충분히 긍정적 변화를 준다.
10. 정화
집단상담이라는 안전한 공간에서 집단원들은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생각, 감정, 행동을 표현할 수 있다. 집단원을 해칠 수 있을 정도의 강한 공격적 행동은 여전히 제한되지만, 그렇지 않은 수준의 표현은 허용된다. 집단원은 억제되었던 감정이나 생각을 집단원들에게 자유롭게 발산한다. 그동안의 답답했던 마음을 해소하고, 답답함에 밀려 있던 다른 감정들, 생각들을 경험한다. 충분한 정화 후에는 보다 안정되고 객관화된 상태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다. 그렇게 꼬여 있던 문제의 실타래가 하나씩 풀어진다.
11. 실존적 요인
집단원들은 자기 삶의 주인은 자신이고 결국 자신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타인에 대한 비난이나 어쩔 수 없음에 대한 회피적 태도 모두, 결국 문제해결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함을 깨닫는다. 집단상담을 통해 마음의 정화, 다양한 정보 습득, 행동을 할 수 있는 용기, 보다 긍정적 미래 등을 경험하면서 무기력하기만 했던 자기를 뒤로하고, 보다 주체적이고 독립적이고 책임 있는 삶을 사려는 자기를 마주한다.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양한 놀이치료의 방법들 (0) | 2024.03.13 |
---|---|
놀이의 치료적 요인 (0) | 2024.03.13 |
가족생활주기와 발달과업 (0) | 2024.03.11 |
피아제 이론에서 각 단계별 특징 (0) | 2024.02.26 |
프로이트의 성장과정과 교육배경 (0) | 2024.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