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태어나서 전 생애에 걸쳐 변화하면서 성장한다. 가족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형태가 변화하면서 발달한다. 많은 경우에 결혼을 통해 원가족에서 분리가 되어 부부가 되었다가 자녀를 출산하면서 가족의 형태가 확대된다. 자녀들이 자라나서 또 원가족으로부터 분리가 되며 부부만 남게 되어 가족의 형태가 다시 축소된다. 이렇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족의 형태가 변화하는 것을 가족생활주기라고 한다. 가족생활주기를 살펴보면, 때로는 가족의 문제가 주기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발달과업이 있는 것처럼 가족에게도 가족생활주기마다 요구되는 발달과업이 있다. 그 가족의 발달과업을 이행했는지의 여부는 가족 모두에게 영향을 준다. 따라서 가족치료를 함에 있어 가족생활주기와 발달과업 도중에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살보는 것은 중요하기에 이를 살펴보겠다.
첫 단계는 원가족으로부터 독립은 했으나 아직 새로운 가족에 속하지 않은 성인의 단계다. 이 단계의 과업은 원가족으로부터의 분화와 직장에서의 적응 및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성인이 독립 시에 가질 수 있는 여러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성인이지만 부모로부터 정서적으로 분리되지 못하여 생기는 문제, 성인이 된 자녀를 어린 자녀 취급하여 생기는 갈등 등이 이에 해당된다.
두 번째는 결혼에 의해 부부체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새로 형성한 가족에 집중함으로써 원가족과의 관계를 조절하고, 가정과 사회 활동 간의 균형 또한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부부를 중심으로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균형을 잡지 못한다면, 원가족의 부모와 심리적으로 분리되지 못하고 고부갈등과 같은 어려움이 생기기 쉽다. 또한, 부부가 서로의 가정생활에 충실하지 못하고 사회 활동에만 집중하여 생기는 어려움들이 발생할 수 있는 시기다. 집안일을 어떻게 분단할 것인지, 원가족의 방문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자녀를 가질 것인지 아닌지 등의 논의해야 할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단계다.
세 번째 단계는 부부고 자녀를 출생함으로써 형성된다. 자녀가 생김으로써 가족의 관계가 재구성된다. 부부는 부모가 되고, 원가족의 부모는 조부모가 됨으로써 각자에게 새로운 역할이 주어진다. 자녀가 생긴다는 것은 가족구성원이 바뀌는 역동적인 변화다. 자녀 양육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자녀 양육을 누가 전적으로 맡으며, 그동안의 가계 운영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와 집안일에 대한 재분담도 이루어진다. 자녀를 돌보는 데 너무 몰두하다 부부가 서로에게 소홀해지는 경우 또한 대두되는 문제다. 자녀를 돌봄으로써 누군가는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멈추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로 인해 생기는 우울증 등의 심리적 어려움도 가족치료의 대상이다. 자녀가 자라면서 생기는 자녀의 문제 또한 가족의 문제가 된다.
네 번째는 청소년 및 청년기 자녀가 있는 가족 단계다. 청소년기 자녀가 있는 부모는 자녀가 성인기로 이행할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게 한다. 자녀의 독립을 준비하는 동안 부모는 자녀가 떠난 이후, 부부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 이 시기 청소년기를 둔 부모는 청소년기의 특징으로 인해 생기는 가족문제들을 호소한다. 자녀의 사춘기 반항이라는가, 학교 및 학업문제, 품행문제 등이 이에 해당된다. 또한, 이 시기의 부모들은 중년기를 맞기 때문에 갱년기와 같은 부모의 심리적 어려움도 발생할 수 있다.
다섯 번째 단계는 자녀가 집을 떠나 독립을 하는 시기다. 가족생활주기의 첫 단계의 독립 주체가 '나'에서 '자녀'로 바뀐 것이다. 이 시기에는 자립한 자녀의 사회인 및 성인으로의 역할을 인정하는 부모-자녀체계를 구성해야 한다. 만약, 자녀가 결혼을 하고 자녀를 갖게 된다면 조부모의 역할이 주어진다. 자녀가 성장하여 떠남으로써 부모는 슬픔과 공허함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를 '빈 둥지 증후군(,empty nest syndrome)'이라고 부른다. 이 시기에 가족 모두의 심리적 건강을 위해서는 자녀와 부모 모두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독립하는 자녀 또한 새로운 생활에 대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기 때문에 부부는 자녀가 사회 및 새로운 가족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따라서 오히려 부부체계가 더욱더 긴밀한 협력관계에 있는 것이 중요한 과업이다.
마지막 단계는 조부모가 되는 노년기 시기다. 노년기에는 함께 살아온 주변의 많은 이들을 떠나보내는 시기이며, 자녀로부터 돌봄을 받는 위치로 역할이 바뀐다. 이 시기에는 가정 내 중심이 자녀가 새로 꾸린 부부체계로 이행한다. 배우자나 형제자매 및 친구들의 죽음을 경험하며 생기는 심리적 어려움에도 대비하고, 가족치료를 통해 이에 대한 애도작업을 할 수도 있다. 이 시기의 발달과업은 노년기의 자연스러운 노화를 받아들이고, 인생을 전체적으로 통합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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