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종결 방식은 내담자에 따라, 그리고 그동안의 상담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다. 예를 들어, 상담이 잘 진행된 경우와 성공적이지 못한 경우의 종결 과정은 각기 다르다.
내담자가 다음 약속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서 조기에 종결되는 경우는 매우 많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종결 문제를 예상하지 못한 시점이나 이미 언급하였던 종결 날짜 전에 종결에 대한 질문을 한다면 무엇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상담 시간에 충분히 다루어야 한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종결에 대해 지나가듯 가볍게 물어봤다 하더라도 질문한 이유를 확실히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그에 대해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내담자가 상담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상담자에게 자신의 조기 종결 결심을 알리거나 이후의 상담 약속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다. 그런 경우 상담자는 내담자의 결정을 받아들여야 하며, 이 험을 계기로 이후의 상담 상황에서는 유사한 문제를 더 잘 다룰 수 있게 될 것이다. 내담자가 조기 종결을 한 이유는 상담자가 내담자에 대한 파악을 충분히 하지 못하였거나 상담 중에 의사소통을 하는 데 있어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하였기 때문일 수 있다.
내담자가 상담을 받으러 오지 않았을 경우에는 다음의 두 가지 대책을 강구할 수 있다(Rogers, 1972). 첫째, 그 동안의 상담 기록, 특히 바로 전의 상담 기록을 면밀히 검토하여 오지 않게 된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다. '상담을 너무 몰아치는 식으로 진행하여 저항이 생긴 것은 아닌가? 너무 일찍 해석기법을 사용한 것은 아닌가?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 극히 곤란한 결정에 직면한 것은 아닌가? 상담의 진전이 어지간히 이루어져서 종결을 결정할 단계에 있는데 상담자가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등등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둘째, 상담을 계 받을 수 있게 길을 터주는 것이며, 이와 동시에 오지 않는 것도 내담자의 자유라는 것을 인식시켜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 점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이메일이나 편지를 쓰는 것도 좋다. "며칠 전 수요일 약속 시간에 오지 않아서 이제 상담받기를 원치 않는다는 것을 저는 이해합니다. 그러나 만일 상담에 다시 오기를 원한다면 전화로 연락해 주십시오." 꼭 이와 같은 형식으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여기서 강조하고 하는 것은 내담자가 상담을 받으러 오지 않았지만 상담자는 실망하지 않고 이해하고 있으며, 상담자의 결정 여부는 내담자에게 달려 있다는 점을 전달하는 것이다. 또한 상담자는 내담자가 연락을 취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미안한 느낌을 가지지 않게 해야 함에 유의하여야 한다. 그것은 내담자가 다시 상담받기를 원할 때 죄책감 없이 돌아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기대하지 않았던 향상을 이야기할 경우 상담 과정을 검토하여 내담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향상되었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상담자가 보기에 실제로 눈에 띄는 향상이 없는데도 내담자가 다 나았다며 더 이상 상담받을 필요가 없다고 줒아한다면, 상담자는 이에 대해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이런 내담자의 이야기는 상담을 종결하고 싶어 하는 욕구의 표현일 수 있다.
이때 상담자가 이런 부분에 대해 논쟁하거나 그 상담을 회피하려는 결정이라고 해석하고 설득하려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그렇게 되면 내담자가 상담자를 솔직하게 대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 다른 해결책이 없다면 내담자의 결정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잘 지내기를 바라며 언제든지 내담자가 필요하다면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예를 들어, 상담자는 상담 단계가 중기밖에 안 되었다고 생각할지라도 내담자가 상담을 종결하고 싶을 정도로 충분히 향상되었다고 이야기한다면 자신의 관점을 수정해서 종결이 합당한 결정 가능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내담자가 적절히 기능할 수 있다면 상담을 그만두고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반면에 상담자가 내담자의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한다면, 내담자는 자신의 결정에 대해 자신감이 없어지고 자신의 문제에 대해 걱정하게 되어 상담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담이 바라던 대로 진행되지 않고 일정 시간이 경과해도 내담자가 호전되는 것 같지 않으며, 상황을 개선하거나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방법을 사용할 수 없다면, 상담자는 종결을 고려해야 할 책임이 있다. 상담자가 이러한 이유를 찾지 못할 경우에는 상담 상황에 대해 내담자와 솔직하게 이야기하여 내담자의 생각을 들어 보는 것도 괜찮다. 그렇게 해도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내담자와 상담 종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 사람이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상당히 많은 시간이 지난 현재에도 내담자의 상태가 좋아지지 않았다면, 상담자는 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조기 종결의 문제를 다룰 때 상담자는 다음과 같은 솔직한 태도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까지 우리의 상담에 진전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아마 제 능력이 부족해서 일수도 있고, 혹은 당신이 아직 상담할 준비가 부족해서 그런 지도 모릅니다. 여하튼 상담의 효과가 없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쯤에서 상담을 그만두어야 할까요, 아니면 앞으로 효과가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더 계속해 볼까요?
이와 같이 상담자가 상담 실패를 인정하고, 이를 명확히 하면 내담자는 상담 결과를 가지고 상담자를 공격할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되고, 상호 합의하에 상담을 중지하거나 상담 실패를 극복할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어떤 상담자는 이런 생각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그렇게 하는 것은 좌절한 상담자가 내담자를 거부하고 엄동설한 속으로 내모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사실인 경우도 있겠지만, 호전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데도 그로 인해 불필요하게 오랫동안 내담자를 잡아두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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